사스 계속 확산…사망자 95명으로 늘어

  • 입력 2003년 4월 7일 15시 51분


중국과 홍콩, 캐나다에서 지난 주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사스 피해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7일 현재 사스로 인한 사망자가 전세계 20여개국에 95명으로 늘어났으며 감염자는 263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주말인 5일 남자 3명에 이어 6일 여자 2명이 숨져 사망자가 모두 22명으로 늘어났으며 42명이 추가 감염돼 입원 환자수가 842명에 달했다. 렁처훙(梁智鴻) 홍콩 의원관리국 주석은 7일 홍콩 ATV와의 인터뷰에서 "최악의 경우 사스 환자가 이달 말까지 1800명에서 3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에서는 6일 핀란드 출신의 펙카 아로 국제노동기구(ILO) 이사가 감기 증세를 보여 베이징(北京) 시내 한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지는 등 첫 외국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국 위생부는 아로 이사가 방콕에서 5일간 머물다 국제회의 참석차 지난달 23일 베이징에 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모두 52명이 숨지고 1247명이 감염됐다.

캐나다에서는 1일 사스로 인해 1명이 추가로 숨져 사망자가 9명으로 늘어났으며, 말레이시아에서도 지난달 말 중국과 싱가포르를 여행한 64세 남자가 숨져 첫 사망자가 생겼다.

한편 일본 국립 감염증 연구소는 홍콩 등에서 제공받은 사스 환자의 혈액 등을 조사한 결과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7일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는 WHO 조사단 대변인은 "사스 발병 원인과 관련해 아직까지 획기적인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조사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사스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자 질병의 확산 방지와 민심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원캉(張文康) 위생부장이 3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진 데 이어 우이(吳儀) 부총리가 5일 사스의 예방퇴치 시스템을 갖출 것을 촉구하고 6일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중국 질병예방센터를 방문해 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WHO 사무총장은 중국 보건당국이 첫 사스 감염사례를 신속히 보고하지 않았으며 국제사회와도 충분히 협력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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