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심슨기자, 다리에 파편박힌채 오폭현장 보도

  • 입력 2003년 4월 7일 18시 14분


영국 BBC의 간판 기자인 존 심슨(사진)이 6일 미군, 쿠르드족 부대원들과 함께 이라크 북부 전선에서 취재하던 중 미군의 오폭으로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그는 치료를 거부한 채 18명이 사망한 오폭 현장을 즉각 리포팅하는 ‘기자정신’을 발휘했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이날 미군 차량에 타고 이라크군과의 전투를 취재하던 심슨 기자가 미군 F15기의 오폭으로 다리에 파편이 박힌 채 리포팅을 시작해 “미군이 끔찍한 자살골을 넣었다. 오폭 현장은 거의 지옥”이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군 위생병이 치료하려 하자 “조용히 하시오. 지금 방송 중이란 말이오. 나는 괜찮소”라고 소리쳤다. 그는 나중에 “위생병이 방송을 저지하려 한다고 생각해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오폭한 미군기가 계속 현장 상공을 맴돌자 지상의 미군들에게 “그들에게 여기를 떠나라고 말하라. 아군이라는 사실을 알려라. 또 폭탄을 떨어뜨리지 말라고 하라”고 외쳤다. 이날 오폭으로 BBC 취재진 중 프로듀서도 파편에 맞아 부상했으며 통역을 맡은 쿠르드인 한 명이 사망했다. 심슨 기자는 “만일 방탄조끼를 입지 않았으면 나도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리포팅하는 현장에는 10∼12구의 시체가 널려 있었으며 일부는 불타고 있었다. 이날 오폭으로 쿠르드민주당(KDP) 당수인 마수드 바르자니의 동생이자 KDP 특수부대장인 와지 바르자니(33)가 중상을 입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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