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헬렌 황-랑랑 등 중국계 피아니스트 내한독주회

  • 입력 2003년 4월 10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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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계 '82년생 중국인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헬렌황(왼쪽)과 랑랑. -동아일보 자료사진
피아노계 '82년생 중국인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헬렌황(왼쪽)과 랑랑. -동아일보 자료사진
‘현악=한국인’ ‘피아노=중국인’의 공식이라도 성립되는 것일까.

20대 초반 신예 피아니스트들 가운데 중국계 연주자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이른바 ‘중류(中流)’ ‘중풍(中風)’이라고 할 만하다. 지난달 2일 중국의 리윈디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인기몰이를 한 데 이어, 18일 오후 8시에는 이미 한국팬과도 낯익은 대만계 헬렌 황이 호암아트홀에서, 20일 오후 7시반에는 최근 세계적 음반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DG)에 전속계약된 랑랑이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독주회를 갖는다.

세 사람은 82년생 21세 개띠 동갑내기로 세계 공연계와 음반계의 ‘모셔오기’ 대상이 되고 있는 인물. 한국의 경우 최근 EMI사 전속 아티스트가 된 임동혁(19) 외에 눈에 띄는 젊은 피아니스트가 없다는 점에 비할 때 신세대 중국 피아니스트들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를 놓고 ‘중국음악은 찰랑찰랑하는 리듬감이 두드러져 피아노와 비슷하고, 반면 한국음악은 유장한 선율미가 중시돼 현악기의 느낌에 맞기 때문’이라는 농 섞인 분석도 나올 정도.

헬렌 황은 대만계 부모 아래 미국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 뉴욕 필 상임지휘자 쿠르트 마주어의 협연자가 된 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베를린 필 등 세계에서 손꼽는 악단들과 협연했다. 10대 시절 텔덱 레이블로 모차르트 협주곡 23번과 베토벤 협주곡 1번, 멘델스존 협주곡 1번과 모차르트 21번 등의 음반을 내놓았다. 두 음반의 특징은 또랑또랑 결이 고운 터치(打鍵)와 타고난 리듬감. 지난해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 선보인 쇼스타코비치의 협주곡 1번 연주에서도 이 같은 장점이 재확인됐다.

중국 선양 출신의 랑랑. 미국 라비니어 페스티벌에서 피아니스트 앙드레 와츠가 갑자기 컨디션 이상을 호소하자 급히 대타로 투입돼 스타로 떠올랐다. 텔덱 레이블로 출반된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3번 라이브 녹음 음반에서 그는 흠집 하나 없이 빛나는 테크닉을 선보인다. 화려한 손가락 기교면에서는 랑랑이, 깊이 있는 악곡 해석면에서는 리윈디가 다소 강세로 평가된다.

랑랑은 그답게 20일 공연을 ‘명인적’ 레퍼토리로 채운다. 슈만 ‘아베크 변주곡’,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2번, 리스트 편곡 ‘모차르트 돈조반니 회상’ 등. 3만∼6만원. 02-541-6234

헬렌 황은 18일 공연에서 드뷔시 연습곡 중 ‘반음계를 위하여’ 등 4곡,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2번 등을 연주한다. 역시 그다운 감각적인 선곡이다. 3만∼5만원. 02-720-6633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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