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회담, 이라크 부흥자금 갹출 결론없이 탐색전만

  • 입력 2003년 4월 13일 18시 18분


이라크전쟁의 정당성을 놓고 맞붙었던 미국과 유럽이 이라크 부흥자금의 갹출여부를 둘러싸고 또 한번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폐막된 서방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이라크 지원문제와 관련해 각국간에 치열한 탐색전이 펼쳐졌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3일 전했다.

G7은 폐막성명에서 “이라크 부흥을 위해 국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원칙론만 재확인했을 뿐 구체적인 지원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는 세계경기 침체로 각국의 재정여건이 악화된 데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미국 주도의 전후처리를 우려해 소극적 자세로 일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일본재무상에게 자금지원을 공식 요청했지만 속 시원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 일본은 걸프전 때 140억달러, 2년 전 아프가니스탄전쟁 때 9억달러를 냈지만, 이번엔 난민구호를 포함해 2억달러 이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이라크 부흥에 총 100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중 이라크 원유수출로 충당할 150억∼180억달러를 뺀 나머지 금액은 관련국들이 갹출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대(對) 이라크 채무의 탕감과도 맞물려있어 지원액 산정과정에서 이해당사국간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