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지사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개표 초반부터 여성평론가 출신의 히구치 게이코(통口惠子·무소속) 후보와 와카바야시 요시하루(若林義春·공산당) 후보를 큰 표차로 앞서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아시아계 주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던 이시하라 지사는 높은 대중적 인기도와 지명도, 중앙정부의 방침에 맞서는 소신 행정 등에 힘입어 임기 4년의 지사직에 무난히 재선됐다.
차기총리 후보로도 거론돼 온 이시하라 지사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지지 의사를 표명해 사실상의 ‘범여권 후보’로 나섰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의 지지를 받은 히구치 후보는 “이시하라 지사가 독단으로 도정을 운영해 전횡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비난하며 선거운동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번 선거에는 무려 19명이 출마한 지난 선거와 달리 5명만이 입후보해 이시하라 지사에 대한 ‘신임 투표’의 성격이 짙었지만 잠정 투표율은 39.9%로 4년 전(50.9%)보다 훨씬 낮았다.한편 도쿄도 등 10개 도도현(都道縣)의 지사와 삿포로(札幌) 시장, 44개 도부현(道府縣) 의원 등을 동시에 선출한 이날 선거는 이라크전의 영향으로 핵심 쟁점이 부각되지 않은 채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치러졌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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