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장애인 14명 에베레스트 5300m지점 등정

  • 입력 2003년 4월 14일 19시 14분


“우리가 장애인이라고 특별히 불가능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단지 좀 더 힘이 들 뿐이다.”

미국 장애인 14명이 최근 해발 5300m 고지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등반에 성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팀 에베레스트 03’이라 불리는 대원들은 휠체어와 의족에 의지해 출발 18일 만인 5일 등반에 성공했다.

텍사스 출신인 라일리 우즈(28)는 96년 스키 사고로 가슴 아래가 마비된 대원이다. 그는 일부 구간에서 셰르파의 등에 업혔으나 휠체어가 갈 수 있는 길은 반드시 자기 힘으로 올랐다. 그는 “종종 겁에 질렸고 휠체어에서 여러 번 떨어졌지만 한계를 무너뜨렸다”고 감격했다. 팔이 없거나 귀가 들리지 않는 대원들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스키 사고로 가슴 아래가 마비된 장애인 등반대원 라일리 우즈(왼쪽) 등이 밧줄을 이용해 에베레스트 설벽을 오르고 있다. -사진제공 '팀 에베레스트 03'

이들이 출발한 해발 2800m 고지의 마을 루클라에서 베이스캠프까지 등반하는 데는 일반인도 1주일 정도 걸린다. 군데군데의 돌계단, 계곡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나무다리, 겨우 한 사람 지나갈 수 있는 길도 거쳤다.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매트 스탠드리지(24)도 “숨이 찬 것 외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며 “몇 달 준비를 더 해 ‘새로운 높이’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등반에 성공한 후 베이스캠프와 루클라 중간 지점까지 내려와 12일 헬기를 이용해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이들을 만난 독일의 한 등반대는 누군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이번 등반은 5월 29일 에베레스트 정복 50주년을 앞두고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들의 공식 홈페이지는 www.teameverest03.org

한편 1963년 5월 1일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섰던 등산가 짐 휘태커가 최근 등정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74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재도전에 나섰다.

그는 이번에는 해발 5300m의 베이스캠프까지 올라가 럼주, 콜라에 토스트를 먹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공식 홈페이지는 www.jimwhittaker.com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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