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재건 최대 2000억달러 필요…10년이상 걸릴듯"

  • 입력 2003년 4월 17일 19시 11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개전 연설에서 약속한 ‘번영하고 자유로운(prosperous and free) 이라크’가 올까.

이라크 복구 재건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되기 어려우리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3차례의 전쟁과 12년간의 경제 제재를 겪은 이라크를 재건하는 데 드는 비용과 기간은 상상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것.

▽얼마나 들까=이라크 재건 복구비용은 수백억∼수천억달러로 예측된다. 미국외교위원회(CFR)는 수년간 매년 200억달러가 들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경제 다이제스트’의 편집장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재건 비용을 2000억달러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라크의 대외 채무도 부담이다. 탕감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라크 정부의 대외 빚은 현재 적어도 620억달러, 1990년 쿠웨이트 침공에 따른 전쟁 배상금을 포함하면 약 3610억달러나 된다는 것이 미국 전략예산평가센터(CSBA)의 추산이다.

▽어떻게 마련할까=한국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6일 “2년간 515억∼880억달러의 복구비용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석유 판매 대금으로 매일 200만∼250만 배럴을 수출할 경우 370억∼51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 또 미 의회는 최근 긴급 구호와 복구비용으로 약 25억달러의 추가 예산을 편성했다. 이라크 집권층의 은닉 자산 50억∼200억달러,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지원 50억∼100억달러, 주요 선진국의 지원 5억∼2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원유매각 대금을 복구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라크 국민의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도 원유매각 대금은 빠듯하리라는 것. 또 석유를 뽑아내는 것부터가 문제다. 매장량은 세계 2위를 자랑하지만 시설이 미비해 91년 수준인 1일 350만 배럴로 원유생산량을 끌어올리려면 18개월 동안 적어도 50억달러가 필요하다.

▽얼마나 걸릴까=이라크 경제가 어느 정도 돌아가려면 10년 이상 걸리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독일이나 일본과 달리 이라크는 석유 산업 외에는 산업 기반이 미약하다. 1차 산업도 10여년간 황폐화됐다. 경작 가능한 토지의 절반 정도에서만 농업이 이뤄지고 있다. 외국 기업 등의 투자를 유인할 법적 보호 체계나 금융 시스템, 믿을 만한 중앙은행도 없다.교육 건강수준 등 ‘소프트 인프라’도 문제다. 중학교 진학률은 33%에 불과하고, 초중등교육 등 전반적으로 시스템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전에는 어땠나=미국은 2차 대전 뒤 마셜플랜을 통해 독일 등 유럽 14개국의 재건을 지원했다. 4년간 당시 돈으로 13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1975년 베트남전쟁에서 패한 뒤에는 20년간 베트남과 무역과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미국은 91년 이후에 베트남의 전쟁피해자들에게 의족 등을 일부 지원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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