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린성 법원, 고구려 고분 도굴 조선족 3명 사형

  • 입력 2003년 4월 18일 00시 36분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輯安)시에 있는 고구려 고분 삼실총(三室塚)과 장천(長川)1호분에서 고구려 벽화를 도굴한 조선족 3명에게 사형이 집행됐다.

지린성 고급인민법원은 16일 김권홍(金權紅), 한형국(韓亨國), 한창국(韓昌國)씨 등 조선족 3명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고 이 날짜로 사형을 집행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또 도굴을 도운 전 지안시 조선족문화관장 최진(崔鎭)씨에 대해서는 사형에 처하되 2년간 사형 집행 보류를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두 한씨와 함께 1997년 가을부터 1998년 4월까지 5차례에 걸쳐 국가문화급인 삼실총에 침입해 출행도(出行圖) 청룡도(靑龍圖) 백호도(白虎圖) 현무도(玄武圖) 등 고구려 벽화를 도굴, 한국인 이만식(李萬植)씨에게 55만위안(약 8300만원)에 팔아 넘겼다.

김씨는 이어 2000년 7월3일 최문룡(崔文龍) 손막하(孫莫河)씨 등과 함께 장천1호분에 침입해 무금무악도(撫琴舞樂圖) 비봉도(飛鳳圖) 공양인도(供養人圖) 백희도(百戱圖) 등을 도굴, 역시 이씨에게 31만위안에 팔았다.

한창국씨는 2000년 7월 김정신(金晶信)씨와 함께 삼실총에 다시 침입, 무사도(武士圖) 현무도 청룡도 등을 떼어낸 뒤 집에 보관하고 있다가 공안(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삼실총과 장천1호분을 도굴하는 과정에서 고분과 벽화를 상당히 훼손했다.

삼실총은 세 개의 방이 ‘ㄷ’자 형으로 이어져 있는 구조 때문에 삼실(三室)이란 명칭이 붙었다. 1913년 벽화가 확인됐고 1975년 벽화의 보존 처리가 이뤄졌다. 무인 귀족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1970년 발굴된 장천1호분의 예불도와 생활풍속도 등은 고구려 신앙생활과 풍속을 알려주는 귀중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돼 왔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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