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다시 급속 확산…베이징 휴교

  • 입력 2003년 4월 20일 14시 53분


중국 남부지방을 진원지로 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지난 주부터 북부 내륙지역으로도 급속히 번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수도 베이징(北京)의 일부 대학이 사스 감염자 발생으로 사실상 휴교에 들어가면서 각급 학교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북부 산시(山西)성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감염자가 4명으로 발표됐으나 19일 현재 102명이 감염돼 7명이 숨지고 의심환자 35명이 발생하는 등 '제2의 광둥(廣東)성 증후군'을 보이고 있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서는 28명이 감염돼 3명이 숨졌다. 또 닝샤후이주(寧夏回族)자치구와 지린(吉林)성에서는 각각 5명과 1명 등 새로운 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산시성 성도 타이위안(太原)시는 1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네이멍구 수도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는 다음달 20일까지 초 중 고교에 대한 휴교령을 내렸다.

베이징에서는 베이징대 경제학원과 국제관계학원, 중앙재경대학, 수도사범대학, 북방교통대학 등이 잇따라 휴교하고 상당수 대학들도 과별, 수업별로 휴강에 들어가는 등 대학가가 사스 공포에 떨고 있다.

사스가 대학가에 확산되면서 1만5000여명의 한국 유학생들도 동요하고 있으며, 중국 지방출신 학생 가운데는 수업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

베이징어언대학의 장문선씨(31)는 "한국 유학생의 절반 가량이 귀국 비행기표를 예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18일 대학별로 사스 확산 방지 대책을 세우고 환자 발생시 즉각 보고, 격리 조치토록 하는 한편 외부인들의 학교 출입을 통제할 것을 지시하는 등 긴급 지침을 시달했다.

또 초중고, 유치원 등 각급 학교에 대해 체육회, 학술회, 봄 소풍 등 등 집단 행사를 취소하고 수업과 과제 부담을 줄여 학생들의 건강을 유지하도록 당부했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18일 정부 각 부처와 보건당국이 사스 퇴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으며 원자바오(溫家寶)총리는 환자 발생에 대한 늑장, 은폐, 조작 보고를 용납않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사스 감염자는 전세계적으로 3000여명을 넘어서 185명이 숨졌다. 각국별 사망자수는 홍콩 81명, 중국 67명, 싱가포르 16명, 캐나다 14명, 베트남 5명, 태국 2명, 말레이시아 1명 등이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304명이 감염돼 14명이 숨져 (非)아시아지역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미국에서도 유사 및 의심환자 220명이 발생해 북미지역에서도 사스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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