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은(朴東銀)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라크 어린이를 무작정 돕겠다고 나서기보다는 정확히 뭐가 필요한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니세프는 구호 활동에 관한 한 가장 전문적인 국제기관으로 꼽힌다. 이번에도 이라크와 인접한 5개국 국경선에 1400만달러 분량의 식수, 의약품, 영양제를 대기시켰다가 종전과 함께 공급했다. 전쟁 중에도 200명이 넘는 이라크 사무소 직원들이 현지에 남아 구호활동에 대비했다. 유니세프는 이라크 내에 구호품을 나눠 줄 2900여 곳의 어린이 보호센터를 관리하고 있다. 유니세프는 의료기구, 간이화장실, 휴대용 물통 등 구호품을 국제입찰을 통해 일괄 구매한다. 구입과 지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유니세프는 초기 6개월간 이라크 어린이를 위한 긴급 구호 사업비로 1억6500만달러를 책정했다. 이중 60%는 각국 정부가 부담하지만 나머지는 민간의 후원금으로 채워진다. 후원금은 대부분 37개 유니세프 국가위원회의 자발적 모금활동으로 이뤄진다.
국가위원회가 설치된 37개국은 유니세프의 활동을 후원할 능력이 있는 선택된 국가다. 한국은 1994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설립으로 43년간 유니세프의 후원을 받던 나라에서 후원을 하는 나라가 됐다.
한국위원회는 이라크 어린이 돕기 기금으로 지금까지 30만달러를 모았다. 일본위원회는 4600만달러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한다.
한국은 6·25전쟁 직후 유니세프로부터 ‘1000만명의 어린이에게 1년간 매일 한 잔의 우유를 먹일 수 있는’ 액수의 후원을 받은 바 있다. 박동은 총장의 말이다.
박 총장은 “우리 돈 1만원이면 800L의 물을 정화할 식수정화제를, 2만원이면 설사병으로 고생하는 어린이에게 지급할 구강수분보충염 350봉지를 살 수 있으며, 3만원이면 기초의약품세트 1개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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