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東시베리아 송유관 중국 경유"

  • 입력 2003년 4월 20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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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동시베리아 송유관 건설 루트로 일본이 선호하는 ‘극동파이프라인’이 아닌 ‘중국파이프라인’을 선택할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일본 교도통신과의 회견에서 “앙가르스크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을 잇는 ‘중국라인’으로 송유관을 건설키로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다음달 초 송유관 건설 노선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본은 러시아를 설득해 앙가르스크∼나홋카를 잇는 극동라인을 관철하기 위해 막판까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극동라인이 건설될 경우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겠다고 보장한 데 이어 50억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건설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로슈코프 차관의 발언이 일본을 자극해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내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일본은 이 사업의 주체가 러시아 민간 정유회사인 ‘유코스’라는 점 때문에 투자자금 상환만이라도 러시아 정부가 보증하는 조건을 내걸었으나 러시아 정부가 이마저도 부담스러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당초 중국 국영석유공사(CNPC)와 함께 ‘중국라인’을 추진해 왔으나 올해 초 일본이 뒤늦게 ‘극동라인’을 제시하면서 경쟁이 시작됐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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