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받겠다는 병원 없다” 서울시 사스 격리병실 지정 난항

  • 입력 2003년 4월 28일 18시 39분


서울시가 사스 의심환자를 수용할 격리병실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시는 최소 5개 병실을 사스 의심환자를 위한 격리병실로 지정할 계획이나 시립 동부병원 사태 이후 해당 병원 직원과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시는 28일 오전 산하 A병원에 사스 의심환자를 격리 수용할 병실을 5개 확보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으나 병원측은 이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A병원 관계자는 “사스 의심환자 격리병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다른 시립병원과 마찬가지로 인근 주민과 병원 직원들이 반발할 게 뻔하다”며 “아무리 쉬쉬 해도 알려질 수밖에 없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25일 시립 동부병원을 사스 전담병원으로 지정하려다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이를 취소했다.

이후 시립 B병원에 3개의 격리병실을 마련하려 했으나 이 병원 인근 주민들도 반발 움직임을 보여 사실상 철회했다. 주민들은 ‘사스환자저지 주민 대책위원회’까지 만들어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당장 사스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어디에 수용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주민들의 님비현상이 너무 심한 데다 병원 여건도 고려해야 해 격리병실 지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24일부터 주민들이 모든 출입문을 봉쇄해 파행 운영됐던 동부병원은 28일 오후 3시경부터 주민들의 자진 철수로 정상화됐다.

28일 오후 5시 현재 서울의 사스 의심환자는 5명으로 2개 병원에 분산 수용돼 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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