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민 1만명 '사스 폭동' 격리병동 점거-방화 시위

  • 입력 2003년 4월 29일 18시 56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이 중국을 제외한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지에서 정점을 지나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28일 밝혔다. 그러나 WHO는 사스가 여전히 확산 추세에 있는 중국이 이를 막지 못하면 풍토병으로 변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각급 정부에 급수를 끊고 가택 및 차량을 접수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 회원국과의 긴급 정상회의에 참석해 사스 확산 방지를 위해 공동 노력키로 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이날 베이징(北京) 내 일본 유학생들에게 귀국할 것을 권고했다.

▽지역 이기주의 양상=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폭동이 일어나거나 교통을 차단하는 등 지역 이기주의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톈진(天津) 북서쪽 20㎞의 소도시 차구강 주민 1만여명은 27일 밤 현지의 한 중학교가 사스 격리병동으로 지정된 데 항의해 학교를 점거하고 건축 자재를 불태우는 등 시위를 벌였다.

일부 지방정부는 베이징과 광둥(廣東)성 등 사스 창궐지역을 잇는 주요 도로를 봉쇄했다. 그러자 교통부는 사회적 안정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도로 봉쇄를 금지하는 긴급 명령을 내려 보냈다.

허베이(湖北)성 정부는 사스 환자가 많은 지역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동향인들에게 고향에 당분간 돌아올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자는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

▽당국의 대처=공산당 정치국은 29일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의 주재로 사스 퇴치와 경제 상황에 관한 전체회의를 열고 지속적인 내수 확대와 적극적인 재정정책, 온건한 화폐정책의 기조를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8%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중국은 올해 사스의 영향으로 7%대 이하의 낮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베이징 공산당은 여행객에 대한 격리 및 이민 노동자에 대한 통제 강화, 국민에게 시의적절한 정보 제공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사스 통제 조치 10개항을 발표했다. 중국 내 은행들은 입금된 지폐를 유통시키기 전에 살균처리하고 4시간 동안 자외선에 쏘이는 등 방역 작업을 시작했다. 교육부는 고교와 대학이 노동절 연휴기간을 당일 또는 5일 등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학생들의 외출과 귀향은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사스 발병 현황=중국에서는 29일 9명의 추가 사망자와 2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해 총 사망자는 148명에 감염자는 33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추가 감염 및 사망자의 대부분은 베이징이 차지했다.

사스로 격리된 주민은 베이징만 8924명,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도 1000여명으로 전국적으로 1만명 이상이 격리됐다.

한편 주중 한국대사관 직원과 가족은 중국 주재 외교공관 중 처음으로 4900달러의 성금을 모아 베이징시에 전달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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