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업률 6%대 진입]고졸도… MBA도… ‘白手’ 넘쳐난다

  • 입력 2003년 5월 6일 18시 03분


미국 고용시장이 3년째 한겨울이다.

경기가 좀처럼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바람에 일자리가 계속 줄고 있다.

학력은 물론 나이와 성별을 막론하고 취업난을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3월보다 0.2%포인트 오른 6.0%였다.

이는 8년간 최고치였던 지난해 12월과 같은 수준. AFP통신은 고용시장 전문분석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사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미국 기업들의 감원 규모가 약 14만6400명으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고 6일 보도했다.

또 미 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미국 제조업체에서 9만500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져 3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증권업계도 2001년 4월에는 78만6000여명을 고용하고 있었으나 올 2월 70만57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수개월째 일자리를 찾다가 아예 자포자기한 ‘실망 실업자’도 늘고 있다. 실망 실업자는 실업률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사실상의 실업자다.

올해 3월 미국 성인 중 취업자나 구직자가 아닌 인구는 7450만명 이상. 2001년 3월보다 400만명이 늘었다.

여기에는 학생과 가정주부 등 자발적으로 취업을 안 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망 실업자도 포함된다.

고학력자도 취업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2000년 12월 1.5%에 불과하던 미국 대졸자 실업률이 지난달 3.1%를 기록했다.

듀크대가 최근 미국 내 10대 비즈니스스쿨의 경영학석사(MBA) 졸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월 중순까지 취업이 확정된 사람은 60%에 불과했다. 98년에는 86%를 업체에서 ‘모셔’ 갔다.

올해 6월 약 900명이 졸업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도 졸업예정자 중 75% 정도만 한 번 이상 구인 제안을 받았다. 5년 전에는 95%의 졸업예정자가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가텐 학장과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매튜 메릭 학장이 최근 기업체에 있는 동문들에게 “후배들의 취업을 위해 협조해 달라”는 요지의 편지까지 보냈을 정도.

그러나 현재 고용시장의 겨울이 막바지 단계라고 낙관하는 견해도 있다. 3월 공장 신규주문 액수가 약 3300억달러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넘어서고 4월 소비자신뢰지수도 81.0으로 3월보다 19.6포인트나 오르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중 전반적인 기업 경기와 고용 상황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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