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점자 동요악보-수화 동영상 보급 김윤경교수

시청각장애 아동들에게 점자동요 악보와 수화 동요를 보급해 온 총신대 김윤경 교수가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고 있다. -권주훈기자

파이프오르간 연주가이자 총신대 기악담당 교수인 김윤경(金倫京·47)씨는 3년 전부터 시청각장애 어린이를 위해 점자 동요 악보와 수화 동요 동영상을 제작, 무상으로 보급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김 교수는 2000년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동요 교육 전문 인터넷사이트 ‘아이노래(www.inore.co.kr)’를 통해 150여곡의 점자 악보를 제작, 동요를 배우고 싶어 하는 시각장애 어린이들의 신청을 받아 우편으로 전달해 주었다. 악보 제작은 김 교수와 인연이 있는 밀알 선교회에서 도왔다.

“눈이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도 다양한 동요를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돕고 싶었어요.”

김 교수의 이 같은 배려로 맹아학교 학생 2명이 김 교수가 만든 점자 악보를 들고 동요 콩쿠르 전국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가 다니는 교회의 청각장애인들과 함께 만든 수화 동요 동영상도 귀가 안 들리는 어린이들에게 동요의 정감을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수화에 관심이 많은 일반학생들에게 수화를 가르치려는 초등학교 교사나 청각장애 친구와 함께 노래하고 싶다는 비(非)장애 어린이들의 자료 요청이 부쩍 늘었다.

김 교수는 “우리 동요에 형용사가 많아 수화로 표현하기 어려운 편이지만 청각장애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며 “이 청각장애 아이들이 멜로디를 듣지 못하더라도 어떤 노래인지 느끼고 표현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동요마을’이라는 동요 전문 교육기관을 운영하면서 동요를 통해 어린이들의 정서와 음감을 개발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동요를 바이올린 첼로 등 다양한 악기로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해 외국에 소개하기도 한 그는 “어린이들이 동요를 통해 보다 풍부한 음악성과 정서를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