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대변인 "9·11 못잖은 對美테러 준비"

  • 입력 2003년 5월 8일 18시 56분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미국 정보기관이 파악할 수 없도록 조직을 개편, 9·11테러에 버금가는 규모의 대미(對美) 테러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이 조직의 대변인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주간지 알 마잘라에 보낸 e메일을 통해 주장했다.

주간지 알 마잘라는 9일자 최신호에서 알 카에다의 새 대변인이 된 타베트 빈 카이스가 최근 e메일을 보내와 “알 카에다는 지도부를 개편, 9·11테러에 가담했던 팀을 모두 교체했으며 새 팀에는 미 정보기관에 노출되지 않을 새 임무가 부여됐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미국이 파키스탄 카라치 주재 미 영사관에 대한 테러에 대비하고 있는 것과 관련, “카라치 영사관 테러계획은 현재 준비 중인 9·11테러 수준의 대미 공격에 비하면 우선순위가 뒤진다”며 자신들의 공격 목표는 미국 본토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2일 미 행정부 관계자는 헬리콥터 등을 이용한 카라치 영사관 테러 계획을 적발했다고 밝혔으며 미 국토안보부는 미국 내 테러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었다.

한편 미 연방법원은 7일 9·11테러 희생자 2명의 유가족들이 이라크 정부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라크가 9·11테러를 주도한 알 카에다와 그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실상 지원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손해배상액을 1억400만달러(약 1300억원)로 결정했다.

맨해튼 연방 지방법원의 해럴드 베어 판사는 빈 라덴과 탈레반(축출된 아프가니스탄 정권), 이라크 정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피고로 한 이 소송에서 “원고측 변호인들이 빈약하나마 이라크가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지원했음을 입증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이 재판은 9·11테러 이후 이라크 등을 상대로 제기된 여러 소송 중 처음으로 손해배상 산정 단계에 도달해 주목받아 왔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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