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이라크 재건 과정에서 반미(反美) 성향이 강한 시아파의 득세와 미국이 명분 없는 전쟁을 벌였다는 데 대한 이슬람권의 반발 등이 예상돼 미국이 ‘이중고’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킴, ‘이슬람 중심 국가 창설’ 요구=이라크 반체제 단체 이라크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의 창설자인 하킴이 23년간의 이란 망명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의 핍박을 피해 망명했던 하킴은 이란의 이슬람 혁명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에 비견되는 이슬람 시아파 거두. 그의 귀국은 앞으로 있을 이라크의 권력 투쟁 과정에서 시아파의 세력 확대와 무관치 않다.
그는 시아파 주민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바스라에서 가진 첫 연설에서 “서구식 민주주의는 이라크의 이슬람 문화와 양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1일 전했다.
그는 “이라크는 이슬람 율법에 기반을 둬야 하며 서구식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며 “그러나 극단적 이슬람이 아니라 자유선거를 통해 모든 종파를 아우르는 현대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MD 수색팀 단계적 철수=이라크내 WMD 수색 임무를 수행 중인 미군 제75 특수수색팀이 WMD는 발견하지 못한 채 단계적으로 임무를 축소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1일 전했다.
신문은 특수수색팀이 7주간의 임무를 정리하고 다음달 이라크를 떠날 예정으로, 이는 이라크전의 주된 목적이 실패했음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색팀은 19곳의 의심 장소 중 17곳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결과는 한결같이 실망스러웠다고 전하고 있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전후(戰後) 이라크 재건 과정이 순탄치 않은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제이 가너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장을 비롯한 그의 측근 인사들을 경질할 예정이라고 포스트는 11일 별도 기사로 전했다. 이는 국방부의 재건 작전에 대한 대대적 쇄신 작업의 하나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바트당 해체” 공식선언=미군 주도의 이라크 전쟁을 총괄 지휘했던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은 35년간 이라크를 통치해온 후세인의 집권 바트당이 해체됐다고 11일 공식 선언했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이날 이라크의 ‘인포메이션 라디오’ 성명을 통해 이같이 선언하고 이라크인들에게 바트당이나 그 운영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수집해 연합군 당국에 제출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바트당은 1943년 시리아에서 창설돼 아랍 각국으로 퍼져나갔으며 이라크에서는 60년대부터 집권했다. 후세인은 60년대말 바트당 집권 당시 막후에서 권력을 행사하다 1979년 공식 집권했다. 이라크 국민 2400만명 중 150만명이 바트당원이며 핵심 당원은 2만5000∼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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