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는 11일자 1면에 게재한 장문의 기사를 통해 “작년 10월 이후 블레어 기자가 작성한 73건의 기사를 조사한 결과 기사 발신지와 날짜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취재원의 코멘트를 조작한 것을 포함해 36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히고 그 이전의 기사 600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는 ‘편집자의 노트’라는 별도의 기사에서도 “5명의 기자와 리서치팀의 1주일간에 걸친 조사결과를 게재한다”며 “잘못된 보도를 제대로 바로잡는 것이 더 좋은 보도, 정확한 보도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이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자랑해온 152년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라며 “독자의 신뢰를 저버린 엄청난 수치”라고 털어놓았다.
블레어 기자는 4월 19일자 이라크전쟁 참전 군인의 기사에서 자신이 메릴랜드의 국립해군병원을 방문해 제임스 클링겔 병장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표현했으나 병원 방문 사실이 없으며 뉴욕에서 오하이오주에 있는 클링겔 병장과 전화통화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이 기사에 등장하는 군인 및 군인 가족의 코멘트 대부분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 타임스는 또 그가 4월 7일자에서 이라크전쟁에서 자식을 잃은 목사 이야기를 다루면서 워싱턴 포스트의 3월 29일자 기사를 상당 부분 베꼈고 클리블랜드와 뉴욕의 다른 신문에 나온 취재원의 발언을 인용표시 없이 따다 썼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작년 가을 미국 전체를 뒤흔든 워싱턴 주변 무차별 총격 살인사건에서 용의자의 체포상황이나 동기에 대해 연속 ‘특종’을 보도했으나 뉴욕 타임스는 취재경비 영수증 조사 결과 당시 그는 사건 현장이 아닌 뉴욕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블레어 기자는 1998년부터 연수생으로 이 신문에서 일하다가 2001년 상근기자로 승격돼 뉴욕 지역의 사건 사고를 담당했다. 사내 정치에 능숙해 장래가 촉망되는 기자로 평가받아 왔으며 지난해 10월 전국 주요뉴스를 담당하는 부문으로 이동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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