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개혁 시동=이라크의 원유 수출이 다음달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11일 전했다. 타미르 가드반 이라크 석유장관 직무대행은 “유엔의 경제제재가 풀린다면 하루 약 50만배럴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현재 이라크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약 20만배럴. 가드반 대행은 연내에 전쟁 전 수준인 하루 250만배럴로 생산량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연방 국제개발처(USAID)는 베어링포인트(전 KPMG컨설팅)에 이라크 경제 개혁 계획 수립을 의뢰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계획에는 석유를 비롯한 국영산업의 민영화, 전자거래 기능을 갖춘 주식시장 창설, 세제개혁 등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넘어야 할 산들=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계획경제 체제를 유지해왔던 이라크에서 시장경제가 굴러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유엔은 미국이 제안한 경제제재 해제안을 14일경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러시아 등이 ‘대량살상무기 보유 유무에 대한 선언이 먼저 이뤄져야 해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경제제재가 해제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라크의 국내총생산(GDP)의 약 75%는 국영기업이 차지한다. 민간부문은 농업, 소규모 벤처, 초기 단계의 은행업 등에 국한돼 있다. 바그다드 증권거래소의 전체 주식자본(13개 시중은행 포함)은 1억3700만달러에 불과하며 그나마 상장회사 대부분은 사실상의 국영기업이다. 국영기업들의 가동률은 현재 3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민영화하고 정상화하기에 충분한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라크 재건의 주된 자금원으로 석유 수출대금이 꼽히지만 석유전문주간지 ‘중동경제조사(MEES)’는 최근호(12일자)에서 “원유 저장 시설이 부족해 산유량을 급격히 늘리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내수용 휘발유와 액화석유가스(LPG)는 수입해야 할 지경이라는 것. 또 이라크의 대외부채는 걸프전 배상금을 빼고도 약 1270억달러에 달하지만 러시아 일본 프랑스 등 주요 채권국들은 아직 이의 처리방법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