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중동 재편에 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복음주의적 결단은 중동의 현실 및 미국 국내 문제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바그다드의 예상보다 빠른 함락은 이라크 정권에 대한 동정뿐 아니라 미국의 작전을 신제국주의적 시도로 간주하는 회의론을 확산시켰다. 미국의 중동 개혁·민주화 주장도 ‘아랍 가치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라크 재건은 미국의 선의(善意)를 증명할 첫 시험대였지만 미국은 재건 과정에서 혼란만 부추겼다. 전쟁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의 증거를 내놓지도 못했다.
미국 정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중동 평화 로드맵과 중동 자유무역지대(FTA) 창설 계획 역시 이스라엘과 중동 양쪽에서 모두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테러보다 침체된 경제 등 국내 문제에 눈을 돌리라고 주문하고 있다. 1년 전 미국인의 3분의 2가 정부의 대(對) 테러전에 지지를 보냈지만 3월에는 지지도가 3분의 1로 떨어졌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행정부의 정책 실패를 비난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는 14일 “알 카에다가 끝났고, 이라크 침공이 중동의 안정을 가져왔으며 테러리스트들을 겁먹게 했다는 정부의 가정은 허구로 드러났다”며 맹공했다.
한편 미국은 사우디 테러를 막지 못한 책임이 사우디에 있음을 강조했다. 로버트 조던 사우디 주재 미국대사는 “사건 발생에 앞서 리야드의 주거단지 주변 보안대책을 강화할 것을 사우디 정부에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고 14일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도 미국과 사우디 관리들이 테러공격 2주 전부터 이슬람 무장분자들이 사우디 내 미국인들에 대한 테러 공격을 준비 중임을 강력히 시사하는 통신들이 감청됨에 따라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고 14일 보도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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