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보안 당국은 21일 이같이 밝히고 체포된 조직원은 19일 홍해 연안 항구 도시인 제다에서 수단의 수도 카르툼으로 향하는 국제선에 탑승하려던 모로코 국적의 테러 용의자 3명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9·11 테러범들처럼 칼과 유서를 갖고 있었으며 탑승 직전 붙잡혔다고 미국 CNN방송이 전했다.
사우디 보안 당국은 이들이 12일 수도 리야드에서 발생한 연쇄 자살폭탄 테러범들과 연관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정보기관은 지난주 ‘제다에서 곧 테러 공격이 발생할 것’이라고 사우디측에 경고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오사마 빈 라덴의 최측근인 아이만 알 자와리는 21일 이슬람교도들에게 9·11 테러의 실행 과정을 본보기로 삼아 미국 영국 호주 노르웨이에 대해 자살 공격을 가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이날 이를 촉구하는 녹음테이프 발췌본을 방송했으며 그 내용은 이들 국가의 대사관과 시설물 회사 종업원들을 공격하라는 것이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자와리는 녹음된 테이프에서 “워싱턴과 뉴욕에서 비행기로 공격을 가해 미국에 전례 없는 타격을 가한 19명의 형제들로부터 교훈을 얻으라”면서 “십자군과 유대인은 살육과 피의 언어만을 알아듣는다. 그들은 관 속에 들어가고, 시설이 파괴되고, 경제가 붕괴돼야 비로소 설득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20일 미국은 본토에 대한 테러를 우려해 테러 경계태세를 ‘코드 옐로’에서 ‘코드 오렌지’로 한 단계 높였다. ‘코드 오렌지’는 미국이 이라크전쟁 당시 정했던 경계 태세로 테러 경보 5단계 중 두 번째로 높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정보기관의 테러 관련 감청 분석 결과 수 주 안에 미국 내에서 심각한 테러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톰 리지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20일 성명에서 “생화학무기나 방사능 물질 등 대량파괴무기를 동원한 테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에서 추가 테러 위험이 높아지자 미국에 이어 영국도 리야드 대사관과 제다 영사관, 알 호바르의 무역사무소를 21일부터 폐쇄하기로 했다. 독일도 23일까지 리야드의 대사관과 제다의 재외공관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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