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대규모 파업에 지쳐…"佛 국민노릇 못해 먹겠다"

  • 입력 2003년 5월 23일 19시 03분


전통적으로 파업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였던 프랑스인들이 파업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3일 보도했다.

최근 대규모 파업이 잇따르자 불편을 견디다 못한 프랑스인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단체는 파리시 2구 구청장을 지낸 브누아트 타팽(55)이 조직한 ‘납세자 연합’. 5월 들어 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공공·민간부문 노조와 교사노조의 잇따른 대규모 파업으로 프랑스 전역에 교통대란이 야기되는 등 혼란을 빚자 이들은 한 라디오 방송에 집단적으로 항의 전화를 걸어 전화교환시스템을 일시 중단시켰다. 방송사측은 납세자 연합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13만5000명의 회원을 이끌고 있는 타팽씨는 “전국적 파업으로 8억유로(약 1조1000억원)의 국가적 손실이 난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프랑스는 (노조를 대대적으로 탄압했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주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전국 납세자 연맹’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면서 “카페에 앉아 세금에 대해 투덜거리는 것이 프랑스식이라면 시위를 조직하는 것은 미국의 전매특허”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집권 국민운동연합(UMP)과 손잡고 있는 단체 ‘자유 권리’도 파업에 참여한 노조에 대량 항의 메일을 보내는 등 주로 정당 조직을 중심으로 파업 반대 운동이 활발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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