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요 대통령은 “우리는 필리핀의 공식 수교국이기도 한 북한이 지역경제와 세계경제의 안으로 편입되길 바란다”며 “그러나 북한의 군사적 확장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캄보디아에서 곧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외무장관회담과 ASEAN 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반도 비핵화 촉구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필리핀의 입장은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이 아태지역의 미군 재배치를 언급한 것과 관련, 아로요 대통령은 “미군이 필리핀에 장기 주둔할 것인지 여부는 상호방위조약 등에 의거해 내가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러를 근절하는 데 우방이 도움이 된다면 협력을 환영할 것이며 실제로 필리핀은 미국과 정기적으로 합동 군사훈련을 해오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오직 훈련과 안보를 위한 역할에만 한정될 뿐 미군은 필리핀 영토상에서 전투를 하지 못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 일본 등 제3국에 주둔한 미군에 대해서는 논평할 입장이 못 된다고 언급을 피했다.
그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한국과 필리핀의 교역 규모가 23억달러로 2001년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이 각각 ASEAN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한국도 필리핀을 비롯한 ASEAN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협력이 진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전 대통령(1961∼65년)의 딸인 아로요 대통령은 92년 필리핀 최초 여성 대통령인 코라손 아키노 정부에서 무역산업부 차관보로 공직을 시작했다. 92년과 95년 두 차례 상원의원을 지냈으며 98년 직접투표에 의해 부통령에 당선됐다. 2001년 1월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뇌물 스캔들로 사임하자 대권을 이어받았다.
필리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60년대 초반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같은 시기에 미 조지타운대학을 다니기도 했다. 변호사인 호세 미구엘 아로요와 결혼해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날 3일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일본으로 향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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