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코리아' 美펀드에 달렸다…3월이후 총 170억달러 유입

  • 입력 2003년 6월 19일 18시 22분


외국인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사자’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5월 28일부터 19일까지 16 거래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국 증시에서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동안 누적 순매수 액수는 2조6000억원대다.

외국인 순매수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는 미국의 주식형 펀드에 돈이 얼마나 더 들어오는지에 달려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연구원은 19일 “아직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채권형 펀드에서 주식형으로의 자금 이동을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주식형 펀드 자금유입 상황=미국의 전체 주식형 뮤추얼펀드에는 3월 이후 170억달러가 새로 들어왔다. 이 ‘실탄’을 이용해 5월 28일 이후 외국인이 해외 증시에서 사들인 주식은 한국 16억달러, 대만 21억달러, 태국 3억달러어치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하면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자금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2001년 초와 2002년 초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에는 각각 420억달러와 424억달러가 유입됐다. 그러나 증시는 내리막길을 계속했다.

안 연구원은 “절대 규모만 보면 최근의 자금유입 액수는 당시의 40% 수준이어서 유동성 장세를 기대하며 흥분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2002년 초 미국 주식형 펀드에 들어온 신규 자금은 총자산의 1.23%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0.63%에 불과하다.

현대증권 한동욱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자금 유입은 증시가 오르는 것에 따른 일반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형 펀드자금 이동 가능성=이에 비해 미국 국채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면서 채권 투자 매력도가 낮은 상황은 주식시장에 유리하다.

주식과 채권이 상대적 투자매력도를 나타내는 ‘주식 채권 비교수익률(일드 레이쇼)’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0.5 선으로 떨어져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수치가 1보다 크면 채권이 더 매력적이고 1보다 작으면 주식 투자가 그만큼 더 유망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6월 이후 3월까지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모두 1100억달러가 빠져나갔고 대신 채권형 펀드에는 1377억달러가 유입됐다.

안 애널리스트는 “채권형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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