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각양각색의 외국인들을 만나 한국의 역사와 문화, 관습 등을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서는 정확한 지식과 정보가 필요했다. 그런데 호주의 도서관에서 ‘코리아’를 키워드로 해 찾은 정보는 그야말로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일례로 브리즈번시에 있는 시립, 주립도서관의 경우 2곳의 관련 자료를 다 합해도 200여종(시립 112, 주립 61)이 채 되지 않았다. 일본(약 800종·시립)이나 중국(약 3000종·시립)과 비교해 봐도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열세를 보였다.
정보 내용에서도 우리는 ‘한국전쟁’에 편중돼 있었다. 그나마 몇 안 되는 경제, 문화, 음식, 여행 등에 관한 자료들도 오래되어 업데이트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동영상 자료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국내 영화시장의 약 50%를 점유할 정도로 성장해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영화는 단 한 편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도서관 관계자 얘기로는, 이용자들이 어떤 자료를 요구해 올 경우 자체 논의 과정을 거쳐 후원기관에 의뢰해 구입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할 줄 아는 직원이 전무해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었다.
혹시 한국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았다. 호주 도서관 자체에서 필요 인원을 갖출 수 있을 때까지라도 전문 인력을 파견해 주거나 우수 영화, 도서, 음악 등 다양한 한국 관련 자료를 영어로 잘 가공해 지속적으로 보내주는 등의 지원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각종 문화협력단체와 출판계 언론사 등과 함께 한국의 왜곡되거나 편협한 이미지를 바로잡고, 한국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운동을 전개했으면 한다.
이것은 호주는 물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한국을 알리는 것은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한국만의 개성’을 알려나가야 하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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