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라이베리아 손보기 나섰다” 이코노미스트지 분석

  • 입력 2003년 7월 6일 18시 57분


“이라크전쟁 이후 미국이 겨냥하는 다음 정권 교체 국가는 북한이나 시리아가 아니다. 그것은 라이베리아와 짐바브웨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7∼12일 세네갈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우간다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5개국을 순방한다. 순방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내란으로 얼룩진 라이베리아와 짐바브웨의 정권 교체가 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지가 4일 분석했다.

백악관은 이미 라이베리아의 독재자 찰스 테일러 대통령에게 하야할 것을 엄중 촉구하고 2000명의 미군 투입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테일러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테러 국가’로 지목받은 리비아의 최고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캠프에서 1980년대에 교육받은 후 라이베리아의 정권을 잡았으며 시에라리온과 기니, 코트디부아르 등지에서 반군들을 지원하며 대량학살을 방조해왔다. 현재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의 미 대사관 앞에서는 시위대가 연일 부시 정권이 라이베리아 내전에 개입해줄 것을 탄원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현재 테일러 대통령은 나이지리아로의 망명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짐바브웨의 경우 지난해 총선에서 야당인 민주변혁운동(MDC)이 승리했는데도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는 야당 지도부를 반역 혐의로 체포하고 자신의 재선을 선언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 5개국 정부와 시민단체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MDC 지도자들이 순방길에 나선 부시 대통령에게 짐바브웨에 압력을 가하라는 강력한 요청을 해올 것이며 부시 대통령 역시 이에 대해 ‘깊숙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93년 소말리아 내전에서 18명의 병사를 잃은 후 아프리카 문제에 대한 개입을 꺼려왔다. 그러나 이후 영국 프랑스가 각각 시에라리온과 코트디부아르에서 기동전을 벌여 성공한 사례는 미군의 개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아난 사무총장은 현재 프랑스군이 이끌고 있는 콩고 평화유지군에 대해서도 미군이 참여해줄 것을 부시 대통령에게 촉구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번 순방 중에 기아선상의 에티오피아에 대해 대규모 식량지원을 약속하고 동아프리카국가들의 대(對)테러전에 1억달러를 지원할 것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아프리카에 만연한 에이즈 퇴치 기금으로 150억달러의 예산이 필요함을 미 의회에 알리기 위해 이번 순방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국 신화통신은 “일부 아프리카인들은 이번 부시 대통령의 순방을 자원 거래를 위한 ‘석유 사냥’으로 보고 있고, 미국이 짐바브웨를 겨냥하고 있는 것도 석유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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