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32세로 요절한 브루스 리와 마지막 시간을 보냈던 대만 여배우 베티 팅페이가 자신과 리와의 관계, 그의 죽음을 다룬 책을 펴낼 계획이다.
독일 DPA통신은 21일 이제는 56세가 된 팅페이씨가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책을 통해 리가 왜 나를 선택했는지를 밝힐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팅페이는 “30년이나 지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며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진실을 말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털어 놓았다.
1960∼70년대 기괴한 기합소리와 한 박자 빠른 몸놀림, 현란한 쌍절봉 등으로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리는 1973년 7월 20일 초저녁 팅페이의 저택 침대에서 혼수상태에 빠졌다. 당일 오후 2시 유작이 된 ‘사망유희’의 제작자를 만난 리는 2시간 뒤쯤 같은 영화에 출연할 예정인 팅페이씨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각본을 논의했다. 제작자는 구수회의를 끝낸 뒤 당일 저녁 호주 배우와 셋이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팅페이의 집을 나왔다. 팅페이씨는 진통제를 먹은 리가 약속시간이 다 되도록 일어나지 않자 흔들어 깨웠으나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두 달 뒤 부검의들은 리의 뇌가 평상시보다 과도하게 부풀어 있었던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이 같은 과민반응이 진통제에 의한 것인지 리가 간혹 피웠던 마리화나의 후유증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해 그의 사망은 미스터리로 남았다. 리의 사망 20년 뒤 외아들인 브랜든 리 역시 액션영화 촬영 중 권총 오발사고로 사망, 일부 홍콩인들은 ‘용의 저주가 계속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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