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AFP 로이터 등 외신은 이날 IAEA가 내달 이사회에 제출할 내부 보고서가 ‘이란 테헤란 남쪽 320km 지점에 세워진 나탄츠 원전에서 채취한 표본에서 WMD에 사용할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의 입자(particles)들을 발견했다’는 내용을 포함할 것이라고 일제히 타전했다.
이란 내에서 농축우라늄의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이라크의 WMD 개발 의혹을 이라크전쟁 명분으로 삼았던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태도가 주목된다. 미국은 그동안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어겨가며 극비리에 핵무기를 개발해 왔다고 비난했다. IAEA 내부보고서는 최근 수개월 동안 이란 당국이 IAEA의 사찰활동에 협조했으나 ‘우라늄을 농축하지 않고 있다고 확증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추가적인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란 당국은 이날 “발전설비를 구입할 때부터 이미 고농축우라늄에 오염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측은 “그동안 IAEA가 요구한 원전설비에 대한 불시 사찰을 수용하는 문제를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핵무기 개발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러시아와 이란은 9월 이란 원전에서 사용되는 사용 후 핵연료를 러시아로 반송하는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6일 모스크바발로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와 이란간의 핵 협력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미국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란 남부항구 부쉬르에 핵발전소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이에 앞서 25일 러시아를 방문한 존 볼턴 미국 국무부 차관은 모스크바측에 이란과의 핵 협력관계를 중단할 것과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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