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뉴욕정전사태 계기 시장시스템 손본다"

  • 입력 2003년 9월 1일 18시 45분


“시장은 여전히 위대하다. 그러나 부작용을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동부지역의 대규모 정전사태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교훈을 남겼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일 보도했다.

지난해 엔론 사태를 비롯한 잇단 회계부정 사건이 터진 데 이어 정전사태가 발생하자 자유경쟁을 보장하는 시장에 대한 회의가 생기고 있다는 것. 그러나 시장을 신봉하는 미 공화당 정부는 정부규제 강화로 돌아가는 대신 시장 시스템 ‘수선’에 나섰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방에너지관리위원회(FERC)는 각 주(州)가 송전사업 감독기구를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언뜻 보면 시장의 기능을 제한하는 법안으로 비쳐지지만 정전사태 등 ‘시장의 실패’를 방지해 오히려 경쟁을 촉진시키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다른 분야에서도 경쟁을 유도하되 시장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수선’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회계부정 사건의 영향으로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회계정보를 감독하기 위한 법규도 마련되고 있다.

연방방송위원회(FCC)는 케이블 방송, 위성방송 등의 장벽을 허물어 업계간 경쟁을 유도하고 있고 연방무역위원회(FTC)는 포도주 시장에 대해 인터넷 상거래 진출의 장벽을 없애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요컨대 시장을 내버려두는 것만으로는 자본주의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 이런 교훈은 러시아와 동유럽에 시장경제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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