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산업생산도 활발해진 데 고무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반짝 경기’에 불과하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5일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82엔 오른 10,650.77엔으로 마감돼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 4월 28일 거품 붕괴 후 최저치인 7,607.88엔까지 떨어졌다가 4개월여 만에 36%가 넘는 상승률을 보인 것.
올 4∼6월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로 작년 1·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이라크전쟁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의 영향으로 아시아 각국의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과는 달리 일본은 올 들어 수출이 5% 안팎의 증가율을 유지하면서 생산과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이 기간 중 기업 설비투자(전 산업 평균)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4% 늘었고 지난해 마이너스 행진을 거듭했던 매출도 2.4% 증가했다.
닛산자동차는 올해 설비투자액으로 작년보다 10% 이상 많은 4200억엔을 계획하고 있고 샤프는 올 2분기에 액정 디스플레이 분야에만 작년보다 2배 이상의 자금을 투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00여개 기업을 자체 조사한 결과 기업 수익성이 거품 붕괴 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보도했다.
6월의 가계조사에서 가구당 소비지출이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민간소비도 주가 상승에 힘입어 조금씩 살아나는 양상.
일본 정부는 돌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이 2%까지 오르고 내년에도 비슷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실적이 좋아진 것은 감원 등을 통해 경비지출을 줄인 영향이 크며 개인소비가 본격 회복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힘들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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