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지원단체인 ‘티베트를 위한 국제운동’은 6일 발표한 성명에서 달라이 라마가 8∼10일 워싱턴에 머물면서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및 상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 등을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측은 부시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면담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5일 미국 내 25개 종교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수회가 경영하는 샌프란시스코대학에서 종파를 초월한 예배를 주재했다. 그는 연설에서 “평화를 위한 나의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달라이 라마는 2001년 5월에도 미국을 방문해 파월 국무장관 등을 만나 독립활동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1951년부터 티베트를 통치해 온 중국은 일관되게 달라이 라마가 다른 국가 정부와 공식 접촉하는 것을 반대해왔다.
달라이 라마의 방미에 대해 중국은 “미국은 티베트를 중국의 일부로 인정하고 티베트의 분리독립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준수하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측은 이에 대해 “달라이 라마는 존경할 만한 종교지도자이며 방미 기간 그에 합당한 미 당국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7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달라이 라마가 쟁점이 됐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한국 정부의 다짐을 받아내려 했으나 결국 이 문제는 공동 성명에서 제외됐다.
인도는 앞서 6월 중국과의 총리회담에서 “40여년간의 불편한 관계를 청산하고 화해 협력 시대를 열자”고 선언하면서 ‘티베트를 중국 영토로 간주한다’는 문안에 처음으로 서명했다. 인도는 1959년 달라이 라마가 인도 북부 다름살라에 망명정부를 수립하도록 허용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의 티베트 통치에 대한 비폭력, 평화적 독립운동으로 198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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