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초호화 아파트 '입이 딱']평균 170평 200억원

  • 입력 2003년 9월 8일 19시 07분


전망좋은 뉴욕의 초호화 고층아파트들은 2000만달러를 호가한다. AOL 타임워너 센터 아파트에서는 센트럴 파크가 한눈에 보인다. -사진제공 뉴욕타임스
전망좋은 뉴욕의 초호화 고층아파트들은 2000만달러를 호가한다. AOL 타임워너 센터 아파트에서는 센트럴 파크가 한눈에 보인다. -사진제공 뉴욕타임스
‘뉴욕을 당신의 발 아래에…. 1700만달러(약 200억원). 전망 좋은 방 10개.’

부동산왕 도널드 트럼프는 요즘 엄청난 가격의 콘도미니엄(분양아파트) 광고를 미국 뉴욕의 잡지들에 내고 있다. ‘방’은 침실 거실 식당 등을 모두 합한 것이다.

뉴욕 맨해튼 아파트의 ‘울트라하이 럭셔리(초호화)’와 ‘하이(고급)’를 구분하는 경계선이 수년 전 1000만달러(약 120억원)에서 2000만달러(약 240억원)로 올랐다.

중개회사 대표인 조너선 밀러는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와우(wow·대단하다)’ 소리를 들으려면 1200만∼1500만달러는 돼야 한다”고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대단하다는 의미의) w는 1500만달러 안팎, (정말 대단하다는 의미의) W는 2000만달러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업계의 비공식 조사로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1000만달러 이상의 호화 아파트는 모두 144채. 평균 호가는 1630만달러다. 평균 넓이는 567m²(약 171평)로 평당 가격이 9만5300달러(약 1억1400만원)인 셈이다.

초호화 아파트는 위치와 크기, 전망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따라서 센트럴 파크가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핍스 애비뉴와 파크 애비뉴에 위치하면 최상이다.

센트럴 파크 남서쪽 끝에 있는 AOL 타임워너 센터의 경우 가장 싼 아파트는 250만달러로 침실이 2개이며 공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꼭대기 2개층의 1115m²(337평)짜리 아파트는 뉴욕 사상 최고가인 4500만달러(약 540억원)에 영국 출신의 금융인에게 팔렸다. 이 아파트에는 최고 전망에 최고 시설이 보태질 예정이다.

초호화 아파트는 경기를 타지 않는다. 올해 초 세상을 뜬 조반니 아넬리 피아트 회장의 파크 애비뉴 770의 복층아파트가 최근 약 2000만달러에 매물로 나왔는데 ‘집을 보고 싶다’는 요청이 일주일 만에 22건이나 몰렸다. 이 동네 아파트는 워낙 유명해 ‘740’ 또는 ‘770’ 하는 식으로 길 이름을 붙이지 않고 번지수만 대도 알아듣는다고 한다.

초호화 아파트도 서비스 경쟁을 한다. 아파트를 지어 파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별 5개짜리 생활’을 제공해야 한다. 대부분 가구별 전담직원을 두고 호텔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개를 산책시켜 주는 직원을 따로 둘 정도. 리무진 서비스는 물론이고 입주자 공동소유 헬리콥터를 제공하기도 한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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