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고이즈미편▼
고이즈미 진영이 ‘중단 없는 구조개혁’을 슬로건으로 정한 데 대해 다른 세 후보는 “현 총리의 집권 중 불황이 더 심해졌다”며 경기부양을 통한 디플레이션 탈출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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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닛케이평균주가가 10,000엔선을 돌파하고 기업 실적도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반대파 논리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자민당의 한 소장파 의원은 “주가가 거품붕괴 후 최저치로 떨어진 4월 말에 선거가 치러졌다면 고이즈미 총리가 상당히 고전했을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고이즈미총리를 돕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파벌정치 전망▼
고이즈미 총리는 당내 제2파벌인 모리(森)파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무파벌’을 표방한다.
그의 재선이 확실시되면서 다른 파벌에서는 독자 후보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가 이끄는 당내 최대파벌 하시모토파는 자파 소속인 후지이 후보를 미는 쪽과 고이즈미 대세론을 펴는 쪽으로 갈라졌다. 또 다른 유력파벌인 호리우치(堀內)파도 고이즈미 지지를 선언한 파벌 보스에 맞서 일부 의원들이 ‘반(反)고이즈미’를 주장해 각자 판단에 맡긴다는 어정쩡한 결론을 내렸다.
▼2,3위 합동연횡▼
국민적 지지도에서 뒤지고 파벌의 결속력도 약화되자 세 후보는 2, 3위 연합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1차에서 각개 약진해 고이즈미 후보의 과반수 득표를 저지한 뒤 결선투표에서 2위에 ‘표 몰아주기’로 대역전을 노린다는 것.
고이즈미 반대파는 파벌 무력화에 대해 반감을 느끼는 의원도 적지 않은 만큼 승산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2, 3위 연합에 의한 역전은 1950년대에 단 한번 있었을 뿐 전례가 드물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방 홀대론▼
고이즈미 정권이 효율성을 중시해 공공 공사의 지출을 삭감한 탓에 지방의 경기침체는 심각한 수준. 의원들은 “정치인을 홀대하고 내각에 민간인 출신을 대거 기용했기 때문”이라며 다음 내각에는 현역 의원을 중용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이 역시 선거의 쟁점이다.
고이즈미 총리가 긴축 정책의 완화를 시사하는 등 정책전환 가능성을 흘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하튼 고이즈미 집권 2기의 구조개혁 노선은 수정 또는 후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총선 변수▼
현재의 의석 분포라면 자민당 총재는 일본 총리가 된다. 그러나 젊은 유권자층을 중심으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지지도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 11월 총선거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한때 한 자릿수에 머물던 민주당의 지지도는 자유당과의 합당으로 최근 30%선까지 높아졌고 수도권 지사 선거에서 잇따라 민주당 계열의 후보가 당선됐다. 이 때문에 총선에서 고전이 예상되는 자민당 현역 의원일수록 국민에게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총재의 재선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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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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