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투병 이라크 보내달라”…美, 이달초 비공식 타진

  • 입력 2003년 9월 9일 16시 18분


미국이 한국 정부에 이라크 평화 유지를 위한 유엔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전투병 등을 추가로 파병해줄 것을 요청해 왔다.

황영수(黃英秀) 국방부 대변인은 9일 “미국은 최근 이라크 추가 파병과 관련해 비공식적으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며 “정부는 국제정세 동향과 국민의견 수렴 등 다각적이고 신중한 검토를 거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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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당국자는 “3, 4일 서울에서 열린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4차회의’의 미측 수석대표였던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공식 회의와는 별도의 채널로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 추가 파병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고 전했다.

미국은 당시 전투병 파병을 전제로 한국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라크 전후 처리 문제와 관련, 한국에 전투병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9일 국무회의에서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 사진 왼쪽)과 나종일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왼쪽 사진)은 8일 테네시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육 문제에 관해 연설했다. -박경모기자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그 무렵 워싱턴을 방문 중이던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은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으로부터 미국이 국방 채널을 통해 이라크 추가 파병문제를 한국측과 협의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북핵 문제와 차기 6자회담 협의차 2일부터 7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했으며, 4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면담한 뒤 5일 울포위츠 부장관을 만났었다.

국방부는 9일 미국이 한국에만 파병을 요청한 것은 아니며, 전 세계 모든 동맹국에 비슷한 제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 동맹국들이 최소한 여단 규모 이상의 병력을 파병해주길 희망한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라크전쟁 전후처리를 위해 전 세계 우방국들이 유엔 다국적군 파병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조만간 관계부처 회의를 갖고 미국 요청에 대한 수용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국군 해외파병 일지
91년 1∼4월 걸프전, 비전투요원 314명(의료지원단 154명, 공군수송단 160명)
94년 9월∼서부사하라 유엔평화유지군(PKF)으로 의료지원단 20명(6개월 주기로 현재까지 연인원 442명 파병)
99년 10월∼유엔평화유지군, 동티모르 보병대대 250명(6개월 주기로 현재까지 연인원 3200여명 파병)
2001년 12월 아프간 대테러전쟁, 해공군 수송지원단 240여명 파견(3개월 주기로 연인원 1200여명, 해군 수송지원단은 올 9월1일자로 임무 종료)
2002년 2∼10월아프간 대테러전쟁, 의료지원단 96명 파견(6개월 주기로 현재까지 연인원 285명 파견)
2003년 2월 아프간 대테러전쟁, 건설공병대 150명 파견(6개월 주기)
2003년 5월 이라크전 675명 파견(건설공병지원단 575명, 의료지원단 100명, 6개월 주기)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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