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빈 라덴 100km²內 포위…파키스탄-아프간 접경 은신 추정

  • 입력 2003년 9월 9일 16시 34분


미국은 9·11테러를 저지른 이슬람 과격단체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의 면적 100km² 지역 내에 은신한 것으로 파악하고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고 미국 ABC방송이 8일 보도했다.

ABC방송은 미 정보당국이 전자감청, 지상첩보, 위성관측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토대로 빈 라덴이 살아 있으며 파키스탄 서부 험준한 산악지대인 와지리스탄 내 어딘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에는 미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 요원 4명이 파키스탄 병력과 함께 머물며 파키스탄측에 정보를 전달하고 있지만 △파키스탄 정부가 현지 와지르 부족과 맺은 협약에 따라 도로에서 거주지역 쪽으로 90m 이상 접근할 수 없고 △파키스탄 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현지 주민들이 알 카에다를 적극 지지하고 있어 포위망을 좁히는 데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보당국은 특히 와지리스탄 남부 앙구르 아다와 와나 두 지역을 빈 라덴의 유력한 거처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행방을 알려줬다고 의심받은 현지 주민 8명이 살해되면서 주민들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전 CIA 반테러 담당국장인 빈스 캐니스트레이로는 “빈 라덴은 전자 통신장비를 이용하지 않고 있으며 낙타와 사람을 이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음성 테이프를 언론에 흘리고 CIA 역시 테이프 목소리가 진짜라고 확인했지만 비디오에는 2002년 4월 15일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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