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주요 언론은 전문가들의 분석과 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테러 위험은 줄지 않았으며, 독선적이고 군사공격 위주인 미국의 대(對)테러정책이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對)테러전의 성과=9일 공개된 미 중앙정보국(CIA)의 문서는 9·11테러 이후 2년간 알 카에다 지도부의 60% 이상이 사살되거나 체포된 것으로 추정했다.
▼관련기사▼ |
알 카에다는 아프가니스탄의 근거지를 상실했으며 약 1억3000만달러 규모의 자산도 동결됐다.
알 카에다의 가장 큰 자금줄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도 5월 리야드 폭탄테러 사건 이후 대(對)테러전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세계는 안전해졌나=미 ABC방송이 4∼7일 미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8%는 이라크전쟁으로 테러 위험이 오히려 커졌다고 답했다. 올해 4월에는 약 60%가 전쟁으로 테러 위험이 줄었다고 응답했었다.
현재 알 카에다는 90여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1일 “이슬람권의 반미정서를 기반으로 극단적 테러리스트들의 활동이 더 과감해졌다”고 분석했다. 미 행정부 관리들 사이에서도 “알 카에다 조직은 약해졌지만 미국에 대해 적의를 품는 이슬람 사람들이 많아졌다면 대(對)테러전이 성과를 거둔 것인가”라는 회의론이 일고 있다.
▽이라크전은 미국의 악수(惡手)=뉴욕타임스는 10일 “미국에 대한 세계 여론이 9·11테러 이후의 ‘동정’에서 이라크전 이후의 ‘반감’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설득 노력이나 유엔의 승인 없는 독단적 무력 사용에 대한 실망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미국은 시리아나 이란에서 테러조직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됐고, 온건한 이슬람 국가였던 인도네시아, 터키에서도 미국에 대한 지지도가 급락했다.
외신들은 또 이라크전 이후 이라크가 테러리스트들의 활동무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독일의 여론조사 기관이 유럽인과 미국인 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량살상무기, 테러 등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유럽인과 미국인의 시각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미국인의 84%, 유럽인의 48%였다. 미국이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럽인 응답자는 45%로, 지난해 조사보다 19%포인트 낮아졌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응답자의 절반은 미국의 주도적 역할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