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파병 빠를수록 좋다”

  • 입력 2003년 9월 16일 18시 31분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한국군 전투병의 이라크 파병 규모나 시기에 대해 아직까지는 ‘한국 주권에 관한 사항’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파병 지원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선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이라크에서 일부 병력이라도 철수시키기는커녕 미군을 추가 파병하는 것은 내년 대선을 앞둔 부시 대통령에게 커다란 부담이다.

미국은 현재 13만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주둔시켜 놓고 있지만 이들이 언제 돌아올지조차 불투명하다. 여기에 9·11테러 이후 2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 그리고 국내 테러와의 전쟁에 연인원 21만2000명 이상의 주방위군과 예비군을 동원해 불만이 고조돼 왔다.

미국 USA 투데이 인터넷판이 16일 “제임스 헬름리 미 육군 예비군 사령관(중장)은 최근 육군 소속 20만5000명의 예비군에 이라크 및 아프간 주둔 명령이 내려질 경우 즉각 대응토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은 유엔 결의를 통해 구성할 다국적군 규모를 1만∼1만5000명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최근 다국적군 규모를 “제로에서 1만∼1만5000명 사이”라고 말했을 만큼 그것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

여하튼 부시 행정부는 한국의 경우 북핵 문제와 주한미군 재배치라는 현안이 있고 50년 동맹관계인 만큼 결국엔 파병에 동의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게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의 관측이다.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지만 다음달 20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전후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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