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김소영씨(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는 “아시아 및 세계시장을 공동으로 겨냥하는 고급 합작영화를 개발하는 데 관심을 쏟는 등 이번 조치를 한일영화 교류의 계기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영화계가 느긋한 이유는 그만큼 한국영화가 경쟁력이 있고 튼튼하기 때문이다. 1998년 이래 일본영화는 3단계로 개방됐지만 문화, 산업적 측면에 우려할 만한 영향은 없었다. 국내 관객들의 반응도 신통치 않았다. 일본영화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98년 0.4%, 99년 3.1%, 2000년 7.4%까지 늘었으나 2001년 1.4%, 2002년 3.2%로 둔화되었다. 반면 한국영화의 대(對)일본 수출은 99년 187만달러(14편)에서 2002년 658만달러(19편)로 늘어났다.
이번 조치로 인해 ‘18세 이상 관람가’ ‘제한 상영가’ 등급의 일본영화들도 빗장이 풀린다. 그동안 수입사들이 ‘18세’ 등급을 예상해 개봉을 미뤘던 ‘실락원’ ‘스왈로우테일’ 등 화제작들을 내년부터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연말에 개방폭을 확정짓기로 한 극장용 애니메이션(국제영화제 수상작 제외)에 대해선 영화계도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화인회의 유창서 사무국장은 “막강한 자본과 기술력을 가진 일본 애니메이션은 파급효과가 큰 만큼 국내 애니메이션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을 펼친 뒤 개방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개봉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베를린영화제 금곰상 수상작)은 전국에서 200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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