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파병 또는 추가 파병을 요청한 나라가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17일 방미 중인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에게 “한국을 포함한 12개 우방국”이라고 밝혔지만, 외신들은 20개국에 달한다고 전하고 있다.
▽적극파=이미 이라크에 1만1000명과 1400명을 파병한 영국 스페인 외에도 터키가 파병에 적극적이다.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유엔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이라크에 파견된 조사단의 보고서가 제출된 뒤 파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지만, 미국과의 유대관계 개선을 위해 공공연히 파병 희망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과도정부와 이라크 내 쿠르드족들은 터키와 같은 인접국 병력이 주둔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터키 동남부에는 무장 독립투쟁을 벌이고 있는 쿠르드족 1200여만명이 거주하고 있어 터키군이 이라크에 주둔할 경우 쿠르드족과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망 또는 유보파=러시아 일본 인도는 ‘선(先) 유엔결의안’을 내세우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는 17일 “안보리의 결정이 나오면 인도의 내부 안정 등 모든 측면을 고려해 파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만 밝혔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도 이달 초 “파병 가능성을 거부도, 배제도 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모든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14일 이라크에 조사단을 보낸 일본은 자위대 비전투병을 보낼 계획이었지만 이라크 정국이 불안해 고민하고 있다. 다만 7월 일본의 법이 바뀌어 이라크 비전투 지역에 군대를 보낼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반대 또는 불가파=1개 대대병력 파병을 요청받은 네팔의 카말 타파 공보장관은 16일 국내 반군활동 때문에 파병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10일 “파병이 이라크 치안 상태를 개선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파병 가능성을 배제했다.
걸프협력협의회(GCC) 압둘라만 알 아티야 사무총장은 이달 7일 “파병 의사가 없다. 그런 문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이미 못박았다. GCC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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