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민당국은 이달 초 지난 50년간 유지해오던 선서문의 내용을 시대흐름에 맞고 이해하기 쉽게 손질해 17일부터 시행하려 했으나 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자 새 선서제도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새 선서문은 기존 선서문에서 “모든 외국 국왕과 군주, 국가와 주권에 대한 충성(allegiance)과 충의(fidelity)를 포기한다”는 문장과 “법이 요구하면 미국을 위해 군에 복무한다”는 문장을 삭제했다. 그리고 두 문장 대신 “만일 법적으로 필요하면 국내외의 모든 적에 맞서 군인, 비전투원 또는 민간요원으로서 미국의 헌법과 법률을 수호하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는 문장을 삽입했다.
보수파들은 이에 대해 변경된 선서문이 시민권자들에게 군 복무를 회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에드윈 미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선서문 변경 방침을 재고하라고 정부에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의 팀 에드거 법률자문은 “군 복무 문제는 선서가 아닌 연방 법률의 문제”라며 “이 같은 논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일부 사람들이 새 선서의 내용을 혼동하고 있으며 (반대론자들이) 새 미국인의 충성심과 이민당국의 노력을 흠집내기 위한 목적으로 논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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