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서 열리는 선진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앞두고 주요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외신들은 중동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회의의 표면적인 주제는 이라크전쟁 이후 세계경제의 회복방안이지만 실제로는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 또는 변동환율제 도입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올들어 10조엔(약 100조원) 이상의 시장 개입으로 엔화 강세를 저지한 것도 '인위적인 환율 조작'으로 몰려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이 동아시아권의 양대 핵심통화인 엔화와 위안화를 향해 공세를 취하고 일본과 중국이 공동으로 방어에 나서는 형국이다.
이달초 동아시아 순방에서 위안화의 저평가를 집중 거론한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중국 정부에 '유연한 외환정책'의 도입을 거듭 촉구하면서 '대(對)중국 국제포위망'을 구축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조지 W 부시 행정부로서는 미국내 실업률이 6%를 웃돌고 있어 제조업계와 노조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할 처지다. 미 재무부의 고위관리는 "스노 장관이 G7 회의에서 매우 강력하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도 "중국의 위안화 정책은 새로운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라며 가세하고 있다. 또 "일본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으므로 엔화 강세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
지금까지 위안화 문제를 가장 앞장서 거론해온 일본은 자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몰리자 중국 공격을 자제하는 분위기. 일본 언론은 G7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총회가 동시에 열리는 만큼 G7과 중국간에 위안화 문제를 둘러싸고 막후 절충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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