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변동에 따른 위험부담은 기업도 마찬가지. 사전에 위험회피 전략을 잘 구사한 기업들은 최근 원-달러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환차익을 보고 있다.
▽해외투자펀드와 해외수익증권=국내 일반 투자자들이 미국의 주식이나 채권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국내 투신운용사들이 미국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해외투자펀드에 가입하거나, 은행과 증권사 등 국내 판매사가 ‘수입한’ 외국계 펀드(운용주체는 외국 운용사)에 투자하는 것이다.
두 상품 모두 작년 하반기 이후 큰 인기를 끌었다. 펀드평가회사 모닝스타 최태호 사장은 “이 같은 상품을 통해 미국에 투자된 돈이 1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상품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앴다. 고객이 펀드에 1억원을 투자할 경우 판매사는 1년 뒤 미리 약속한 환율로 펀드 자금을 되돌려주는 계약을 한 것. 이렇게 돈을 넣어둔 투자자는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았다.
하지만 환율변동 위험회피 계약을 하지 않은 고객은 이번 달러화 약세로 일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펀드 투자 기간을 연장하면서 리스크회피 계약은 연장하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 이재순 팀장은 “판매사에 문의해 계약조건을 확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환율변동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금액과 기간, 지금보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투자자산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등을 문의해야 한다.
모닝스타 최 사장은 “환 위험회피 없이 미국 채권 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은 채권값 하락과 환차손 등 이중고(二重苦)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환(換) 리스크를 잘 관리한 기업들=대우조선해양은 달러로 받는 수출선박 대금의 50∼70%에 대해 위험회피 장치를 해놓는다. 이 회사 안욱현 과장은 “외환선물을 활용해 연간 11억∼15억달러에 대해 위험회피를 하기 때문에 최근의 환율 변동에도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말했다.
삼보컴퓨터도 일상적으로 환 위험을 관리하는 회사. 이 회사 박한수 금융팀장은 “8월 중순까지 달러표시 자산과 부채가 절반이 되도록 위험관리를 해오다가 9월 이후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 이익을 볼 수 있도록 달러표시 부채비중을 늘렸다”고 말했다.
삼보컴퓨터는 원화 환율이 크게 떨어진 22일 8억5000만원의 환차익을 봤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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