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이미 인터넷과 위성방송 등으로 문화의 벽이 허물어진 지 오래다. 게다가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일본 대중문화를 접하고 있다. 이번 4차 개방으로 일본 가요가 들어오지만, 한국 가요는 이미 아시아나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에 충분한 힘을 가졌다고 본다. 특히 한국 가요는 한류(韓流)와 함께 아시아권에서 정상에 있는 만큼 일본 가요가 개방된다 하더라도 파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일각에서 일본 성인영화 방송물의 경우 선정성이 심각하다는 문제를 제기하지만 이제 우리 국민도 외국 문화를 보는 식견이 높아져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대한 두려움보다 국민 스스로가 그것을 적절히 거를 줄 아는 혜안(慧眼)을 갖는 것이 더욱 필요하고 중요하다.
이재훈 서울 중구 회현2가
▼시대적 추세…문화 정체성 교육 병행되야 ▼
일본 대중문화 완전 개방은 이미 막을 수 없는 시대적 추세다. 한국의 제한적 개방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본문화는 이미 일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급격히 퍼져나가기 시작해 한국 대중문화와 함께 호흡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본 대중문화의 유입 경로는 인터넷을 통한 파일 교류와 불법복제를 통한 방법이 주류를 이뤘다. 이러다보니 저질 일본문화가 대량으로 유입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문화 완전개방을 계기로 정부 당국이 문화 수입을 주관한다면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대중문화 개방에 따른 청소년의 문화적 정체성 문제는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어려서부터 일본 대중문화에 완전히 노출되면서 자칫 한국인으로서의 문화적 정체성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 개방에 맞춰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김성수 서울 구로구 구로5동
▼우리文化 면역력 키워 재도약 기회 삼자 ▼
일본문화는 세 차례나 부분 개방되면서 우리도 나름대로 체질 개선을 하고 면역을 갖췄기에 전면 개방으로 인한 피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우리 영화시장에서 일본 영화의 점유율은 5%에 미치지 못하는 반면 국산 영화는 최근 3년간 연속 40%를 점유할 만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세계 최고라는 칸 영화제와 베니스 영화제에서 우리 영화 ‘취화선’과 ‘오아시스’가 각각 감독상을 받지 않았나. 또 2차 개방 이후 한일 방송 드라마 합작이나 가수 보아 등 일본 무대에 진출한 연예인들을 통해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열풍이 일기도 했다. 완전 개방으로 지금까지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인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인 만큼 일본 대중문화의 완전 개방을 통해 한국의 재도약을 생각해야 한다.
신영하 경기 부천시 오정구 신흥동
▼애니메이션 분야 국내산업 지원책 시급 ▼
애니메이션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이다. 일본 대중문화를 전면 개방할 경우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방송 극장용 애니메이션쪽의 타격이 클 것이다. 방송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일본은 연간 100여개 타이틀을 제작하는 데 반해 국산 창작애니메이션은 10여개뿐이라는 사실이 이런 상황을 증명한다. 극장용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개봉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 수상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 애니메이션은 전국에서 200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정부가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대해 개방 범위를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막강한 자본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일본 애니메이션은 충분한 시장경쟁력을 갖고 있다. 파급효과가 큰 만큼 국내 애니메이션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방안 등을 강구한 뒤 개방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신연식 서울 동작구 상도4동
▼알림 ▼
다음주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서울외곽순환도로의 북한산 관통 논란’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조계종 법장 총무원장을 만나 서울외곽순환도로가 북한산 국립공원 사패산을 관통하는 문제에 대해 중립적 입장에서 공론조사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산 관통도로는 2001년 6월 착공했으나 환경문제를 제기한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반발로 그해 11월 공사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우회노선으로 하라는 요구에 대해 정부는 그 경우 산림훼손 과다, 주택지역 통과, 연간 820억원의 도로 이용 비용 증가 등의 문제가 있다며 난색을 표했습니다. 이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보내주십시오.
참여하실 독자는 의견을 500자 정도로 정리해 다음주 월요일(9월 29일)까지 본사 기획특집부로 팩스(02-2020-1299)나 e메일(reporter@donga.com)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실명(實名)과 주소, 전화번호 등 정확한 연락처를 명기하시기 바랍니다. 채택된 글에 대해선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