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무법 정권, 테러 네트워크, 대량살상무기의 가공할 결합은 무시해선 안될 위협”이라고 지적하고 WMD 확산 차단을 위한 전세계적인 노력을 촉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북한 핵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는 또 “이라크 주권을 이라크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을 서둘러서도, 늦춰서도 안된다”면서 프랑스 등이 요구하는 조속한 주권이양에 반대했다.
이라크 전후복구 문제는 미국이 주도할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유엔은 이라크가 헌법을 마련하는 것을 돕고, 자유 공명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감독해야 한다”면서 유엔의 참여를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해서는 팔레스타인은 이라크의 뒤를 따라 민주적 기구를 갖춰가야 할 것이라면서 팔레스타인의 이런 대의는 야세르 아라파트에 의해 배신당했다고 비난했다.
예정보다 30분 늦은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24일 0시)에 연단에 오른 부시 대통령은 ‘9·11테러’ 및 바그다드 유엔본부에 대한 테러공격 사례 등을 언급하고 이라크에서의 보건 교육 식량 등 인도적 지원활동을 강조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작년 이라크에 대한 전쟁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보였던 단호한 태도와는 달리 이번 연설에서는 눈과 입가에 몇 차례 미소를 띠고 각국 대표단에 온화한 눈길을 보내는 등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라크전쟁을 둘러싸고 ‘미국 반대’ 입장이었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2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제출할 유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번 주말 상정할 새 이라크 결의안은 이르면 다음주 안에 표결 처리될 전망이다.
유엔본부=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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