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크 후보, 부시 제칠까

  • 입력 2003년 9월 24일 16시 27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사상 최저치인 50%로 폭락하면서 2004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과 백악관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에서 3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이라크 정책도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하락세를 이어왔다. 급기야 최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주요 대선주자들보다도 낮거나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나면서(표 참조) 재선을 자신해 온 백악관에 비상이 걸린 것.

부시 대통령의 한 보좌관은 "백악관 안에서는 예전의 압도적 우세를 회복하기 힘들지 모른다는 패배 의식마저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내에서도 백악관의 정책 수행 능력에 대해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백악관의 당면 목표는 내년 대선 전까지 이라크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겠다는 것. 그러나 유엔을 끌어들이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정책은 일방주의 선호도가 높은 보수성향의 전통적 지지층에서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24일 분석했다.

반면 민주당의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 최고사령관은 출마 발표 일주일 만에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을 제치고 지지율 1위를 차지,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에 이어 유력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으로서는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 부시 대통령의 추락에 따른 반사이익일 뿐 클라크 전 사령관에 대한 순수한 지지로 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내부 여론조사 결과 클라크 전 사령관은 아이오와주에서 7%의 지지를 얻어 5위를 기록했으며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도 8%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주별 예비선거를 거쳐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클라크 돌풍'은 실제 미미하다는 증거다.

클라크 캠프의 '아마추어리즘'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출마 당일 클라크 캠프는 25일 예정된 대선 후보 토론회 참석 여부를 하루동안 두 번이나 번복했으며, 클라크 전 사령관 역시 미국의 유엔 결의안 지지 여부를 하루만에 번복한 바 있다.

이 때문인지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23일 "내년 11월까지는 수많은 여론조사가 남아 있다"며 여유를 보였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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