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울트라 마라톤 ‘스파르타슬론’ 한국인 3명 완주

  • 입력 2003년 9월 28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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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장을 낸 한국인 철각 7명이 대회 시작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 가운데 박태근(왼쪽에서 세 번째) 김현우(가운데) 김회씨(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46km 완주에 성공했다. -사진제공 황헌씨(그리스 아테네 거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장을 낸 한국인 철각 7명이 대회 시작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 가운데 박태근(왼쪽에서 세 번째) 김현우(가운데) 김회씨(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46km 완주에 성공했다. -사진제공 황헌씨(그리스 아테네 거주)
장장 246km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대회인 ‘스파르타슬론’에 도전한 한국인 7명 중 3명이 완주에 성공했다.

26일 오전 7시(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를 출발한 이들은 꼬박 하루 반을 내리 달려 스파르타의 골인지점인 레오니다스 동상 앞에 발을 디뎠다.

완주에 성공한 철각은 김현우(45·학원 원장) 박태근(37·회사원) 김회씨(32·회사원)로 기록은 각각 32시간52분26초, 33시간28분57초, 35시간59분55초다. 246km를 36시간 안에 달려야 완주로 인정된다. 김회씨는 간발의 차(5초)로 완주에 성공했다.

참가자들은 달리면서 75곳의 중간 체크포인트에서 확인을 받아야 하며 정해진 시간 안에 체크포인트에 세 번 이상 도착하지 못하면 실격 처리된다.

올해로 21회를 맞는 이 대회에는 각국에서 마라톤 마니아 총 250여명이 참가했다. 오스트리아의 탈만 마르쿠스가 23시간28분24초, 일본의 사카모토 아키코가 29시간7분44초로 각각 남녀 우승을 차지했다.

아테네에서 코린트까지 80km 구간은 비교적 굴곡이 적고 포장된 도로지만 이후부터는 돌산을 넘거나 비포장 산길을 달려야 하는 난코스가 버티고 있다. 120km를 지나 산을 오르는 지점이 되면 대회 본부에서 회중전등을 지급한다. 리본이나 종이 표지판만으로 낯선 나라의 낯선 길을 달려야 한다.

한국인 중 1등으로 완주한 김현우씨는 “극한 상황에서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아내였다”며 “아내가 완주 못하면 집에 들어오지도 말라고 했는데 집에 갈 수 있게 됐다”고 웃었다.

김현우씨는 그는 대형 태극기를 246km 내내 접어서 갖고 뛰다가 마지막 지점에서 활짝 펼쳐들었다. 헝겊조각마저 무겁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끝까지 태극기를 품고 뛴 것.

이번 대회에는 그리스 거주 한인들이 도우미로 참가해 김밥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등 열렬한 응원을 벌였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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