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련 해외 서지자료를 발굴 수입하는 ‘아트뱅크’(www.koreanamuseum.com)의 윤형원 대표는 최근 입수한 요제프 바이어(1853∼1913)의 발레곡 ‘한국에서 온 신부(Die Braut von Korea)’ 중 ‘두 번째 접속곡(Zweites Potpourri)’의 피아노 편곡 악보를 29일 공개했다.
이 악보에는 출간연도가 1897년으로 인쇄돼 있으며 발레의 줄거리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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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역사상 ‘이국(異國)주의 시대’로 불린 19세기 말∼20세기 초에는 일본을 소재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1904), 설리반의 오페라 ‘미카도’(1885), 중국을 소재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1924),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대지의 노래’(1908) 등 동양 소재의 음악작품 창작이 유행이었지만 지금까지 한국 소재의 작품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번에 ‘한국에서 온 신부’가 입수됨으로써 한국을 소재로 한 음악작품도 쓰였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진 것이다.
노동은 중앙대 교수(음악학)는 “한국이 해외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인 19세기 말 유럽인 작곡가가 한국을 소재로 발레곡을 작곡했다는 사실은 국내에 처음 알려지는 것”이라며 획기적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본보가 확인한 결과 빈 국립오페라 음악감독을 지낸 작곡가 말러가 1901년 친구인 지휘자 하르트무트 핸헨에게 보낸 편지에서 “바이어의 ‘한국에서 온 신부’란 작품을 레퍼토리에 포함시켰다”고 밝혀 이 작품에 대해 언급한 기록이 남아 있다.
바이어는 1885년 빈 궁정 오페라 발레감독으로 취임한 작곡가, 지휘자 겸 바이올리니스트로 22곡의 발레작품을 남겼으며 ‘인형요정’(1888)은 오늘날에도 종종 공연되고 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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