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지표 ‘쇼크’에 증시 출렁…소비자-제조업지수 부진

  • 입력 2003년 10월 1일 17시 50분


원-달러 환율 하락과 국제 유가 상승에 이어 미국 경제의 부진을 알리는 지표가 잇따라 나와 증시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의 생산과 소비가 부진할 것이라는 지표에 따라 지난달 30일 미국과 이달 1일 한국 증시에서는 안전자산인 채권 값이 크게 상승(채권 금리 하락)했다.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가 한국 시장은 9월 수출 증가 소식에 힘입어 1일 오후 들어 회복했다.

1일과 3일(현지시간) 잇따라 발표되는 미국 생산 및 고용 지표 역시 두 나라 증시의 방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채권 값 급등-주가 하락=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된 소비자신뢰지수는 미국 소비자들이 앞으로의 경제를 얼마나 희망적으로 보는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 100보다 클수록 전망이 낙관적이고 100보다 낮을수록 비관적임을 나타낸다.

미국 증시 개장 직후 발표된 9월 지수는 8월의 81.7보다 크게 낮은 76.8을 나타냈다. 예상치인 80.7보다 낮고 3월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함께 발표된 시카고 PMI제조업지수는 50 이상이면 기업 생산 확대, 50 이하면 축소를 나타낸다. 9월은 51.2로 8월의 58.9보다 크게 낮았다.

소비와 심리 등 경제 회복 강도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면서 미국 채권시장의 장기 금리는 7월 중순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채권 값이 크게 오른 것이다.

1일 한국 채권시장에서도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금리)이 오전 한때 3.99%까지 떨어지며(채권 값 상승) 사상 최저치인 3.95%(6월 18일)에 바짝 다가섰다. 이후 소폭 상승해 전날보다 0.11%포인트 내린 4.00%로 장을 마쳤다.

신동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회복 지연과 원화 강세가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줘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더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금리 하락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추가 지표도 좋지는 않을 듯=1일 오전(현지시간) 발표되는 ISM제조업지수는 미국 전역의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어서 시카고 PMI지수보다 영향력이 크다.

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9월 미국 실업률과 신규 취업자 수는 고용 증가 여부를 판가름하는 지표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ISM제조업지수는 8월보다 다소 떨어지고 실업률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선 메리츠증권 과장은 “ISM제조업지수는 PMI지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돼 시장에 이미 반영됐고 신규 취업자 수는 8월의 95만명 감소에서 9월은 25만명 감소로 감소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 과장은 그러나 “미국에서는 올 2·4분기부터 시작된 경기 반등이 한계에 부닥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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