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최초의 주지사 소환투표가 7일(현지시간)로 다가온 가운데 슈워제네거의 인기는 2위 그룹을 8%포인트 이상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이 연이어 터뜨린 메가톤급 성추행 스캔들도 ‘터미네이터’를 무력화시키진 못했다.
▽요지부동 터미네이터=막바지 선거 판도에서 공화당 후보인 슈워제네거는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이 15명이나 등장했고 과거 아돌프 히틀러를 미화한 발언 등 악재가 터졌지만 인기는 요지부동이다.
NBC방송 등이 100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슈워제네거는 37%의 지지를 얻은 반면 민주당의 크루스 부스타만테 부지사는 29%에 그쳤다. 그레이 데이비스 현 지사를 소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54%로 반대의견 41%를 압도했다. 미 서부 최대 유력지 LA 타임스의 스캔들 폭로기사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
슈워제네거가 당선되면 할리우드 출신으로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된다.
▽자질시비 등으로 얼룩진 소환투표=미국에서 82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소환투표는 심각한 전력난과 주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382억달러)가 도화선이 됐다. 그러나 현 선거전은 캘리포니아의 미래에 대한 생산적인 논쟁은 사라지고 슈워제네거의 과거를 들추는 네거티브 캠페인이 횡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선거관리의 난맥상도 문제. 뉴욕 타임스는 6일 캘리포니아 내 58개 카운티마다 선거방식이 달라 투개표 과정이나 선거결과 집계에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예를 들어 컴퓨터 화면상에서 투표를 끝내는 곳이 있는가 하면 길이 41cm의 투표용지에 빼곡히 찬 135명의 후보들 중 1명을 찍어야 하는 곳도 있다는 것.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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