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버 박사는 1970년대에 자기공명 이론을 도입해 이차원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냈다. 또 맨스필드 박사는 자기장 신호를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더욱 짧은 시간에 정확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자기공명 이론은 원자핵에 강한 자기장이 걸리면 핵이 공명을 일으키며 움직인다는 것으로 1946년 펠리스 블로흐 박사와 에드워드 밀스 퍼셀 박사가 발견했다. 두 사람은 1952년 자기공명 이론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노벨의학상은 이 이론을 의학적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공로로 주어졌다. 인체의 3분의 2는 물이다. 물은 한 개의 산소와 두개의 수소원자로 구성돼 있으며 신체 부위에 따라 약간씩 다른 모양으로 결합돼 있다.
자기공명 이론을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물 분자에 강한 자기장이 걸리면 분자의 상태에 따라 제각각 다른 고주파를 방출한다. 의학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MRI는 바로 이 고주파를 고성능 안테나로 모아 컴퓨터로 영상화한 것.
의학자들은 “자기공명 현상을 의학에 적용시킴으로써 진단의학이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한다.
MRI는 X선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과 달리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한 진단장비로 평가받고 있다. 머리 목 척추 척수 등 신경계통 및 중추신경계 환자의 진단에 이용되며 간암 폐암의 경우 1cm 미만의 크기까지 진단할 수 있다.
앞으로 MRI는 분자 또는 세포 단위의 미세진단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는 1988년 처음 도입됐으며 현재 500여대가 진단에 사용되고 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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